달리다가 갈비뼈 아래가 콕콕 찌르듯 아프다면 흔히 말하는 옆구리 통증일 수 있다. 대부분은 속도를 낮추거나 잠시 쉬면 가라앉지만, 모든 복통을 운동 탓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통증이 나타나는 시점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을 구분하면 운동을 계속해도 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달릴 때 옆구리가 아픈 이유
달리기 중 발생하는 일시적인 복통은 의학적으로 '운동 관련 일과성 복통(ETAP)'이라고 부른다. 갈비뼈 아래쪽이나 배의 옆부분에 한 점을 찍은 듯 통증이 생기며, 가벼울 때는 당기거나 뻐근하고 심해지면 바늘로 찌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른쪽에 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왼쪽에서도 생기며, 숙련된 러너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배 안쪽을 둘러싼 복막의 자극, 몸통의 반복적인 흔들림, 자세나 소화 상태 등이 관련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따라서 '횡격막에 산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통증'이라고 단정하거나, 무조건 호흡법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초보자에게만 나타나는 문제도 아니다. 평소에는 5km를 편하게 달리던 사람도 식사 후 바로 속도를 올리거나, 평소보다 빠른 페이스로 출발한 날에는 갑자기 옆구리가 아플 수 있다. 통증이 시작된 거리만으로 체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특히 식사 직후 달리거나 운동 직전에 음료를 한꺼번에 많이 마셨을 때 통증이 더 잘 나타날 수 있다. 당분이 높은 음료도 일부 사람에게 자극이 된다. 반대로 공복에 뛰었다고 반드시 예방되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의 식사 시간과 달리기 강도를 함께 살펴보는 편이 낫다.
통증이 시작됐다면 속도부터 낮추기
옆구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참지 말고 먼저 조깅을 걷기로 바꿔보자. 상체를 곧게 세우고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신 다음 길게 내쉬는 동작을 반복한다. 통증 부위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누르거나, 아픈 쪽 팔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반대쪽으로 몸통을 살짝 기울여 보는 것도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개인에 따라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처법이지,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치료법은 아니다. 숨을 억지로 참거나 통증이 심한데 몸통을 강하게 비트는 행동은 피하자. 몇 분간 걷거나 쉬면서 통증이 충분히 가라앉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통증이 심할 때는 자세를 바꿔도 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허리를 숙이면 오히려 아프거나 숨을 깊게 들이마실 때 통증이 크게 악화된다면 억지로 스트레칭하지 말고 운동을 멈추는 것이 낫다. 흔히 알려진 '숨을 내쉴 때 특정 발을 디디기' 같은 요령은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은 아니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고 다른 불편함이 없다면 처음부터 빠르게 뛰지 말고 천천히 다시 시작한다. 다시 같은 부위가 아프다면 그날은 달리기를 중단하고 가벼운 걷기로 마무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기록을 채우는 것보다 통증의 반복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평범한 옆구리 통증과 구분해야 할 신호
전형적인 운동 관련 옆구리 통증은 달리는 도중 생겼다가 속도를 낮추거나 쉬면 비교적 빠르게 줄어드는 편이다. 그러나 쉬어도 통증이 계속 심해지거나, 운동하지 않을 때도 아프거나, 특정 부위를 누를 때 유난히 심한 통증이 있다면 다른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옮겨가거나 발열·구토가 동반되는 경우, 소변에 피가 섞이거나 옆구리에서 등까지 심하게 아픈 경우에는 단순한 러닝 통증으로 판단하지 말자. 가슴 통증, 호흡곤란, 식은땀, 실신할 듯한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복부 근육을 삐끗한 경우에는 달리기를 멈춘 뒤에도 몸을 비틀거나 기침할 때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이 함께 있다면 식사 내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통증의 위치와 느낌만으로 장기 문제와 근육 문제를 확실하게 구별할 수는 없다.
반복해서 같은 위치가 아프거나 쉬어도 수 시간 이상 낫지 않는 경우 역시 진료를 권한다. 통증이 발생한 위치, 식사 후 지난 시간, 운동 강도, 동반 증상을 적어두면 원인을 설명할 때 도움이 된다.
옆구리 통증을 줄이는 달리기 습관
가장 먼저 바꿀 것은 식사와 출발 사이의 간격이다. 든든하게 식사했다면 가능하면 약 2시간 이상 여유를 두고 달리고, 직전에는 음식을 많이 먹거나 단 음료를 벌컥 마시는 습관을 줄여보자. 물을 일부러 참을 필요는 없다. 평소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되 달리기 직전과 도중에는 몸 상태에 맞춰 조금씩 마시는 편이 좋다.
출발할 때는 5~10분 정도 빠르게 걷거나 아주 느리게 뛰면서 몸을 풀고, 이후 속도를 서서히 높인다. 숨이 가쁜 속도로 곧장 출발하기보다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강도에서 시작하면 호흡과 자세를 정돈하기 쉽다. 어깨가 앞으로 말리고 허리가 과하게 굽지 않도록 시선을 앞에 두고 상체를 편안하게 유지해 보자.
자주 재발한다면 운동 기록에 '식사 메뉴와 시간, 마신 음료, 출발 속도, 통증이 시작된 거리'를 함께 적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같은 3km를 뛰더라도 식사 직후에만 아프다면 운동 강도보다 식사 간격을 먼저 조정할 이유가 생긴다. 반대로 식사와 관계없이 반복된다면 통증의 양상을 확인하고 진료를 통해 다른 문제를 배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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