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가 졸음이 몰려오면 가장 먼저 창문부터 여는 사람이 많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고, 그래도 졸리면 음악을 크게 틀거나 껌을 씹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렇게 하면 잠깐은 잠이 달아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신이 조금 맑아진 느낌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상태가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휴게소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금만 참자’고 버티는 것은 생각보다 위험합니다. 심하게 졸린 상태에서는 본인도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 몇 초 동안 잠드는 미세수면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라면 4초 동안 약 110m를 이동합니다. 눈을 감고 그 거리를 달린다고 생각하면 졸음을 참으며 운전하는 것이 왜 위험한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창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틀어도 졸음이 해결되지 않는다
졸릴 때 창문을 열면 얼굴에 찬 공기가 닿으면서 순간적으로 자극을 받습니다. 음악을 크게 틀거나 몸을 움직이는 것도 비슷합니다. 졸음 자체가 사라졌다기보다는 외부 자극 때문에 잠시 정신이 든 것처럼 느끼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이 졸음운전을 막아줄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습니다. 창문을 열거나 라디오 볼륨을 높이는 방법이 졸린 운전자의 각성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근거는 부족합니다.
더 위험한 것은 이 방법들이 효과가 있다고 느끼면서 운전을 계속하는 경우입니다.
차선을 유지하는 데 평소보다 신경을 많이 써야 하거나 방금 지나온 길이 잘 기억나지 않고, 하품이 계속 나오면서 눈꺼풀이 무거워졌다면 이미 쉬어야 할 때입니다. 차가 차선을 조금씩 벗어나거나 노면의 요철을 밟고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면 ‘아직 운전할 수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운전을 멈춰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특히 운전자는 자신의 졸음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는 조금 피곤할 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집중력과 반응속도는 이미 상당히 떨어져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잠을 잘 참는 편이다’라는 경험만 믿고 계속 운전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바로 운전해도 될까?
졸릴 때 커피를 마시는 것도 흔한 방법입니다. 카페인은 실제로 일시적으로 각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창문을 여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렇다고 커피 한 잔이 부족한 잠을 대신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카페인을 마신다고 바로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도 아니어서 이미 심하게 졸린 상태에서 커피를 마신 뒤 곧바로 운전을 계속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잠이 부족한 상태가 심하면 카페인을 섭취했더라도 순간적으로 미세수면에 빠질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운전 중 졸음이 심하다면 안전한 장소에 차를 세우고 짧게 자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15~2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을 자고 다시 상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카페인을 이용한다면 차를 세운 뒤 커피를 마시고 잠깐 눈을 붙이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카페인이 작용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잠이 심하게 부족한 사람을 정상 상태로 만들어주는 방법은 아닙니다. 충분히 쉬었는데도 눈꺼풀이 계속 무겁거나 정신이 멍하다면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운전을 이어가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졸음운전은 갑자기 잠드는 순간보다 그 전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하다 정말 잠이 들어야 졸음운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전부터 운전 능력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품이 반복되고 눈이 무거워지는 것은 비교적 알아차리기 쉬운 변화입니다. 여기에 방금 지나온 구간이 잘 기억나지 않거나 출구를 지나치고, 차선 안에서 차량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졸음이 운전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다음 휴게소까지 20분만 참아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 가장 가까운 안전한 휴식 장소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동승자 중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운전자를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있다면 졸음이 시작된 뒤 대처하는 것보다 출발 전부터 쉬는 시간을 계획하는 편이 낫습니다. 운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일정한 간격으로 차에서 내려 몸을 움직이고 자신의 피로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전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면 출발할 때 멀쩡하다는 이유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새벽이나 늦은 오후처럼 원래 졸음이 증가하기 쉬운 시간에는 수면 부족의 영향이 더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
목적지까지 10분 정도 남았을 때 졸리기 시작하면 대부분 그냥 가고 싶어집니다. 집이 거의 다 왔는데 차를 세우고 쉬는 것이 오히려 번거롭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졸음운전에서는 남은 거리보다 현재 몸 상태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눈꺼풀이 계속 내려오고 고개가 떨어지거나 차선을 벗어나는 순간이 있었다면 이미 창문이나 음악으로 버틸 단계는 지났다고 보는 편이 좋습니다. 잠깐 정신이 들었다고 다시 운전을 시작하기보다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충분히 쉬어야 합니다.
평소 충분히 자는데도 운전만 하면 유난히 졸린 경우도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닙니다. 운전 환경이 단조로워 졸음이 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낮 동안 참기 힘든 졸음이 반복되거나 운전 중 자신도 모르게 잠드는 경험이 있다면 수면 부족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같은 다른 원인이 없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졸음운전에서 창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트는 것은 ‘조금 더 버티는 방법’이 될 수는 있어도 안전하게 운전을 계속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운전하면서 졸음과 싸우기 시작했다면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지를 시험할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안전하게 운전을 멈출 것인지를 생각하는 쪽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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